우리는 모두 코스모스다! 저자 칼 세이건을 그리워하며..
우선, 나는 이 책을 예전부터 한 번쯤은 읽고 싶었다. 그래서 6월의 독서 책을 코스모스로 정했고 하나하나 읽어나갔다. 그런데 분량이 생각보다 많아서 이렇게 7월 중반이 돼서야 다 읽고 독서록을 쓰게 되었다. 물론 중간에 잘 못 읽은 텀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600~700 페이지에 이르는 아주 두꺼운 책이라 뭐 어쩔 수 없었다. 내 평생 읽은 책들 중 가장 두꺼운 책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만큼 나는 아주 멀리, 또는 아주 깊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그리고 또 두꺼운 만큼, 굉장히 많은 것들을 얻어가는 것만은 확실하다. 저자가 얼마나 코스모스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에 진심인지 그의 문장 하나하나를 읽어갈수록 더 처절히 느껴진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1934~1996년 동안 살았으며,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우크라이나 이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인문학 학사, 물리학 석사, 천문학 및 천체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여러 유명 대학의 교수로 활동하고 NASA에 자문 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그는 내 생각보다 많은 책들을 낸 작가였다. 나는 그의 지적 욕구를, 배우려는 마음을 정말 존경하고 사랑한다. 사실, 나는 이 분이 원래 살아계신 줄 알았다. 코스모스라는 책은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고 천문학 관련 서적이라 한 번쯤 읽어보고 싶다 였지 그렇게 크게 알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시작 문장을 읽자마자 나는 저자를 찾아보았고, 그가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지구를 떠난 사람의 생각과 열정을 글을 통해 읽는다는 사실은 늘 신비하고 묘한 경험이다. 그는 이미 세상에 없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존재한다. 책 속에서는 그가 너무나 크게 내 마음에 우주에 대해 여러 말들을 외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미 코스모스로, 우리의 고향인 별로 돌아간 칼 세이건이지만, 이 책 안에서는 살아 숨 쉬며 내게 많은 말들을 속삭여주었다. 특히나, 나는 책을 읽으며 감탄한 것 중 하나가 그의 문장력이다. 그는 어려울 것만 같은 천체 물리학과 천문학 박사이지만, 그의 문장력은 가히 소설 작가만큼이나 대단하다. 그의 문장을 읽으며 소름이 돋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의 문장을 읽으며 책을 내려놓고는 멍하니 있던 적도 있었고, 격하게 공감하면서 대화한 적도 있었다. 만약 누군가 보고 있었더라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봤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그의 문장력은 시인과도 같았고, 소설 작가와도 같았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 힘이 문장들 속에 있었다.
이 책은 총 13개의 챕터로 진행이 된다.
1.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2. 우주 생명의 푸가
3.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4. 천국과 지옥
5.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6.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7. 밤하늘의 등뼈
8.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
9. 별들의 삶과 죽음
10. 영원의 벼랑 끝
11. 미래로 띄운 편지
12. 은하 대백과 사전
13.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줄까?
이렇게 13개의 챕터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각 챕터마다 내용도 다를뿐더러, 시간 순으로 전개되지도 않는다. 나는 이 글에서는 챕터 하나하나의 느낌을 서술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책을 읽은 느낌과 간단한 줄거리를 설명하려고 한다. 챕터별로는 다른 게시물로 할 예정이다. 지금은 1회 차로 다 읽은 것이므로 그때의 느낌과, 다시 하나하나 챕터를 채워나가면서 적는 느낌은 또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사실 내용이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굉장히 방대하고 여러 내용들이 나오지만), 우리는 코스모스에 살고 있으며 이 코스모스 속 아주 작은 점인 지구에서 우리는 다른 것을 틀리다고 여기며 서로를 밀어낼 것이 아니라, [인류]라는 이름으로 우주에 대해 더 알아가고 탐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전하려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인 13 챕터에서는 핵전쟁에 대한 칼 세이건의 생각들을 다루는데, 거기서 난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얼마나 서로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또 그 다른 것을 배척하려고 하는지 말이다. 사실 다를 것도 크게 없는 것이, 우리는 모두 다 인간이다. [인류]라는 거대한 공통점을 갖고 있음에도 우리는 서로를 밀어내고 배척한다. 여기서 나는 생산적인 비판 능력 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유 없이 다르다고 비난하고 싫어하는 그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인류의 발전에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다. 인류라는 이름 아래, 뭉쳐서, 우주에 대해 더 알아가고 우리와는 다른 생물이 우주에 거주하는지, 어떤 행성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가는 편이 훨씬 지구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다른 외계 생명체의 발견이 그저 외계인의 발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칼 세이건의 말이 난 굉장히 인상 깊었다. 외계의 발견은 우리 인간의 존재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커다란 기회라는 것에서 말이다. 인간은 그동안 우리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참 여러 곳에 의지해왔다. 종교부터 시작해서 철학과 인문학, 또는 많은 미신들까지 말이다. 하지만 정말 우주에 우리 인간 말고 다른 존재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인간만이 최고가 아님을 인정하고 우주적 가치관으로 인생을, 사람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그 날이 오기를 굉장히 고대하고 있다.
난 인간만이 최고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 여겨진다. 물론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인간만이 최고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인간만이 고유하고 인간만이 대단한 생물이라 여기는 사람들은 많다. 뭐, 그건 그들의 가치관이라 건드릴 생각은 없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여기에서는 인간이 바다에 깊게 진출하기 전, 고래들의 이야기에 대해 다루는데, 난 거기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사실 고래들은 아주 먼 거리에서도 자신들만의 언어로 대화를 나누고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들은 200년 전에 거의 1만 킬로미터의 거리에서도 서로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오늘날(1980년대 기준이니 더 짧아졌을 수도 있다.)에는 수백 킬로미터에서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역시나 인간의 증기선 개발과 여러 배들의 진출, 잠수함 등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거대한 소음들이 고래들 사이의 대화와 노래를 방해해온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소통 방법이었음에도 말이다. 그들만의 고유한 전통과 소통 방식을 대체 인간이 뭐라고 방해하는지, 고래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특히나 특정 국가들에서 예전에 고래 사냥을 그렇게 했던 적이 있던 것을 기억한다. 뉴스에도 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참 못난 인간들이 무고한 동물들을 괴롭게 하는 것이 너무나 어이가 없고 안쓰럽다. 저들도 같은 지구를 살아가고 있는 생물체들이다. 물론 생태계적인 것은 무시할 수 없겠지만, 필요 이상의 사냥과 필요 이상의 환경 파괴가 과연 인간에게 좋게 돌아올 수 있을까? 전 지구적으로 고민되고 더 논의되어야 할 문제들이라 생각한다.
코스모스를 읽으며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외계 생명체가 인간의 의미에 갖는 의미들에 대하여, [인류]라는 키워드에 대하여, 우리의 고향인 코스모스에 대하여 말이다. 아직 다시 보고 기억하고 기록할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긴 책을 다 읽었다는 것에 굉장히 뿌듯함을 느낀다! 집에 많이 있다보니 책도 많이 읽게 되고 생각보다 순기능들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아무쪼록 이 사태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다큐와 함께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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