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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de(온드)는 프랑스어로 파도, 물결, 파형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저의 글, 음악, 춤 등으로 사람들에게 파도처럼 다가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틀에 갇힌 것 보다는 야생의 자유로움을 사랑합니다. 한국의 홈스쿨러이며 교육 혁명을 원하고 끄적끄적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음악을 정말 좋아하며 가사 쓰기, 글 쓰기, 춤추기를 좋아합니다. 연기, 연극, 뮤지컬도 좋아합니다. 제가 쓰고 싶은 글들을 씁니다. Z세대로서 느끼는 글들이 많을 것 입니다. 온드O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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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홈스쿨러다. 학교 교육의 이상점을 느껴 학교 밖을 나와 학교 밖 청소년 생활을 1년 반 동안 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에 자퇴했으니까, 1년 반은 학교 안에서, 1년 반은 학교 밖에서 생활한 셈이다. 그럼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물을 것이다.


'지금 자퇴한 것을 후회하니?'

라고. 

 

그럼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아니, 전혀.' 


 나에게 학교 밖 생활은 그저 하나의 선택이었다. 부모님 세대는 자퇴라는 것이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그 흐름은 막을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자퇴한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그중 가장 컸던 것은, 분명 미래에는 창의력과 비판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학교는 그에 반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학교 안에 있을 때 단 한 번도 자유라는 것을 느껴본 적이 없다. 나는 친구 사이가 그렇게 안 좋았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친구 사이의 트러블도 적은 편이었다. 나는 괜한 분쟁을 만드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 상황이 그냥 굉장히 귀찮게 느껴진다. 뭣하러 그런 사단을 만들어서 감정 소비하나 싶은.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그냥 소수의 친구들이랑 놀고 거기서도 트러블이 있었지만 나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보통 친구들은 쉬는 시간이나 그럴 때 분쟁이 일어났는데, 그때 나는 그냥 내 책상에 앉아서 글이나 쓰고 있거나 수업을 복습하거나 했기 때문이다. 

 

 내가 자퇴했다고 해서 내가 공부를 안 했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생각보다 공부는 열심히 했었다. 아예 손을 놓지는 않았었다는 말이다. 중학교 때는 그냥 학원도 안 가고 집에서 인강 듣고 해서 과학 100점, 영어 98점 이렇게 높게 성적이 올랐던 적도 있었다. (물론 부모님의 기대가 커져가는 것 같아 부담감에 대상포진이 걸려버렸다. 공부가 싫었다기보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 봐 겁났다. 엄마 아빠 세대처럼 살까 봐.)

 

 의미없이 달리는 경쟁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삶이 얼마나 불행할 수 있는지도 말이다.


 

 요즘 넷플릭스로 스카이캐슬을 다시 정주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느끼는 점들이 참 많다. 한국 교육의 현실들을 아주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하는 드라마라 명작이라 생각하는 드라마 중 하나다. 그런데, 볼 때마다 기 빨리는 건 역시 어쩔 수 없다. 내가 그 현실에 살아보고, 또 탈출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참 그 드라마 속 인물들이 안쓰럽다가도 화가 나다가도 우리가 왜 여기까지 왔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특히나 영재라는 친구에 대해 참 많은 연민이 들었다. 내 주위에도 저런 극성 부모님들을 둔 친구들이 있었는데, 1, 2등을 강요받고 매일 학원 뺑뺑이를 도는 친구였다. 그 친구의 눈에는 생기나 초점 같은 것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 그저 책만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그 친구의 눈에는 내가 부러워 보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칭찬만 받는 학생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내 미래나 꿈에 대해 생각하던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 아이도 그렇게 하기를 바랐다.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오늘 친구가 취미로 미술을 배우러 미술 학원에 갔는데, 거기서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가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입시 미술을 하고 있다고 한다. 12살에게 벌써 입시 미술이라는 게 대체 무슨 일일까. 나는 내 주위에 미술 하는 친구들이 꽤 많았어서 입시 미술이 얼마나 재미없고 경쟁적이며 창의성이 아닌 입시에만 초점을 맞춘 교육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부터 그 틀에 아이를 맞추기 위해 입시 미술을 한다는 것은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벌써부터 차단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엄마들끼리 만나고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리 아이도 뭔가를 시켜야 안심이 되고 이런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부모라면 당장 눈 앞에 것보다 아이의 미래를 내다보며 아이가 행복하게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주인이 되어 살아갈 힘을 기르기 위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면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 어떻게 할 거냐, 이미 우리 사회가 경쟁 사회고 다른 아이들은 사교육에 열심히인데 나만 안 하면 되냐 등등. 그리고 현직에 종사하는 많은 교사들이나 학원 강사 혹은 입시 강사들의 반발도 거셀 것이다. 그들은 결국 밥줄이랑 연결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멀리 보아야 한다. 정말 이렇게 계속 학생들의 영혼을 갉아먹는 교육을 그저 현 종사자들의 밥줄 때문에 못 끊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요즘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질뿐더러 평생교육이라는 말까지 만연한 시대임은 물론이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교육 혁명까지 이뤄지고 있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발맞춰 걷지 못한다면 뒤쳐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오히려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내가 혹은 자녀가 대학에 가지 못하면 어쩌나 가 아니라, 미래 시대에 과연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에 대해서다. 그리고 본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김누리 교수는 대학 입시 폐지라는 방안을 내놓는다. 경쟁은 야만이라고 말한다. 분명 이 말이 이해가지 않고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다만, 나는 완전히 동의하는 바다. 우리는 아이들을 경쟁에 침투시키며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빼앗아간다. 그나마 있던 재능도 몰살시켜버린다. 미안하지만, 이게 사실이고 현실이다. 우리는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바뀌어야 한다. 물론, 현재 코로나 사태로 많은 학교들이 온라인 교육을 시도했고, 교육 면에서 발전을 빨리 이룬 편이지만, 아직 교육부가 하는 행보들을 보면 그들이 정말 학생들을 위하는 것인지 의심이 먼저 드는 것은 사실이다. 겉으로만 창의인재를 기른다고 할 뿐이지, 속 빈 강정이다.

 

 정시를 확대한다니,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싶었다. 옆 동네 일본은 교육 혁명을 위해 정시를 폐지했다. 미국에 미네르바 대학이 인기인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만큼, 전 세계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몇십 년 전부터 열을 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여전히 2차 산업에 머물러 있고, 바뀌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의 머릿속에 지식만 집어넣을 뿐, 그 아이들에게서 무엇인가 꺼내 펼쳐주려고 하지를 않는다. 그렇게 우린 친구를 경쟁자로 의식하고, 내 안에 재능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그런 사회가 원하는 인간상에 맞춰간다. 우리는 대체 왜, 그런 인간상이 되어야 하는가? 

 

 경쟁은 사람을 획일화시키기 가장 좋은 수단이다. 그냥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생산하기에 가장 좋은 시스템이다. 서로 경쟁하기 바빠 생각 없이 남의 것을 답습하며 자신의 개성이 있는 아이들은 이상한 취급받기 일쑤다. 과연 그런 교육이 한 사람의 인간의 인생에 좋다고 생각하는가? 한 사람 사람의 인생이 빛나야 우리 사회도 빛날 수 있는 것 아닐까? 이런 경쟁 교육은 낮은 자존감과 낮은 자의식을 초래한다. 낮은 자존감은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까지 굉장히 피곤하게 만든다. 낮은 자의식은 신념이나 가치관은 없는 채로 그저 남의 말에 이끌려 다니는 사람을 만들고, 자신이 자신의 인생에 주도권을 펼칠 수 없게 만든다. 우리 교육은 이런 인간을 생산하기 위해 만들어지는가?

 


 

 

Posted by 온드O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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